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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준비를 하면서 의외로 가장 먼저 결정된 것은 바로 결혼식장.
여튼 남들이 준비하는 모습과 전혀 상관없이 우리들이 원하는 순서대로 뒤죽박죽 ㅋ
이 모든건, 결혼 준비 시간이 매우....길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결혼 이야기가 오가기 전부터 의논한게 결혼식장이었다.
생각해보면 결혼식장 정하는 시간이 2년정도 걸린 셈.
처음에는 작은 결혼식에 폭 빠져서 내 마음에 후보들을 준비했었다.
그치만 하객을 파악하고 난 뒤로 이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이었는지..ㅇㅅㅇ
결혼식장 잡기전에 확인할 것은 하객의 규모였다는 것을
1. 호텔 & 예식장
호텔은 비용때문에 당연히 일순위로 제거되었다. ㅋㅋㅋ 식대가 비싸니까.
요새는 적당한 가격의 호텔 예식도 있다고 하는데..
그런 곳은 내가 직접 다녀보면 음식이 맘에 들지 않았다.
우선 음식 양이 부족해................
코스 요리로 나오는 음식의 양이 내 맘같지 않았다! 다른 결혼식에 갔을때도, 결국 근처 떡볶이라도 다시 먹게 되었다.
그다음은 예식장...묘하게 반항기질이 있는 우리 부부는 예식장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ㅋㅋㅋ
정형화되있는 모습들, 집중하지 않는 하객, 그리고 주례에 대한 부담감 등등
물론 예식장에서 하는게 편하다. 당연하다. 근데 편해도 싫은 건 싫은거고.
시간이 지나 소규모 웨딩을 할 수 있게 예쁜 식장들이 많이 나왔고 진짜 예쁜 식장을 보면 마음이 흔들렸다. ㅠㅠ
그치만 서양식 결혼+전통풍습인 폐백이 혼합된 결혼스타일에 대해 남편은 이상한 반감이 있었다;;
웨딩드레스 입고 결혼하고 한복입고 인사드리는 게 이질적이라 싫다고...
하나로 통일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나는 조금도 고려해본적 없는 점이었는데, 이런 생각을 할수도 있구나... 역시 이공계인가??
2. 성당예식
예식장이 별로였던 우리 부부가 살펴볼 수 있는 다음 단계는 종교시설.
근데 남편은 개신교. 그것도 매우 독실한, 집안 자체도 개신교. 그것도 매우 독실한..
난 천주교... 그것도 우리 집안에서 나만 천주교다.헤헿
난 성당에서 결혼하고 싶었다. 원래 성당예식에 대한 로망도 좀 컸다.
이왕하는 결혼식, 성령으로 충만하게 경건하게 할 수 있는 성당예식!!!
오래전부터 성당 예식 로망이 넘쳐났기에, 장소도 이미 마음에 두고 싶었다.
연애 초반부터 마음에 담아 두고 있었으니 김칫국 드링킹도 쩔었네 쩔었어...
내가 마음에 둔 곳은 바로 정동에 위치한 작은형제회 프란치스코 수도회였다.
작지만 경건한 결혼식을 할 수 있기에 이만큼 적당한 장소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이곳이 나의 오랜 로망이라고...
남편은 배려심있게 성당...도 괜찮다고 했다. 내 종교를 충분히 존중하기에 무조건 노노 하기 싫다고.
근데 시댁어르신들이 모두 개신교이시고, 남편의 지인들 중에도 개신교도가 많았다.
시무보님은 내가 성당에서 하고 싶다면 괜찮다고 허락까지 해주셨지만 그래도 마음에 걸렸다.
오랫동안 마음에 꼽아왔던 곳이기 때문에 포기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쪽에서 생겼다.
수도회에 있는 교육회관은 300명, 수도원은 120명정도 수용가능한데 시부모님 형제가 많아서...직계 친척들만 해도 숫자가 어마어마했던 것이다...
양측 인원을 수용하기엔 공간이 협소했다. 이렇게 후보지 하나가 날라갔다 ㅠㅠㅠ
3.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결혼식장과 모교 동문회관
솔직히 비용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었다! 아무래도 경제적인 측면이 크니까 예식은 간략하게 넘겨버리자는 생각도 있었다.
그래서 경제적인 곳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아 수소문했는데.. 그렇게 나온것이 남편 학교 동문회관과 경찰공제회에서 운영하는 결혼식장이었다.
맘에 안드는 예식장 결혼식이었지만 다른 곳보다는 싸다고 하니까.. 수소문했다.
모교 동문회관이나 경찰공제회 예식장 할인은 매력적이었다.
근데 그렇다고 하기 싫은 방식의 예식을 할 만큼 아주 저렴하지도 않았다...
우리가 결혼을 결심한 시점부터 지자체를 중심으로 하는 소규모 작은결혼식의 유행이 시작되었다.
당근 우리 커플도 알아봤다. 근데 역시나 문제는 하객 인원이었다...
친척들을... 골라서 초대할 수 없는 분위기인데가 우리 커플의 지인들을 추리고 추려도 인원을 맞추기에 한계가 있었다 ㅠㅠㅠ
4. 전통혼례
이러던 참에, 대학원 선배 결혼식에 초대받아서 갈 일이 있었다.
선배 결혼식은 전통혼례였다! 그리고 선배는 강력추천했다.
우리 커플은 눈누난나 선배 결혼식에 방문했고 처음보는 전통혼례는 선배 말처럼 진짜 괜찮았다.
전통혼례 특유 산만한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ㅎㅎㅎ
진짜 잔치집같은 분위기?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들이 뛰어다녀도 혼례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았다!
그냥 이 모든것이 자연스러운 하나의 장면인 것처럼 매력적이었다.
남편은... 전통혼례와 바로 사랑에 빠졌다.
왜냐면 드레스 입고 한복으로 갈아입고 이런거 없이 한번 입은 한복을 폐백까지 쭉 입으니까;
양식이 하나로 통일되어 너무 좋단다.
그렇게 전통혼례로 방향을 잡고
대표적인 전통혼례 예식장을 살펴보았다. 다들 많이 하는 곳이 한국의집, 남산 한옥마을, 운현궁이었다.
후보에 올랐던 전통혼례 업체들은 대다수가 홈페이지에 금액을 적시해놔서 편했다...
결정: 한국의집
다양한 전통혼례 장소중에서...한국의집과 운현궁의 이파전이었다.
원래는 운현궁에서 하고 싶었다. 장소가 지닌 가치며, 분위기도 아담하고 우아했다.
가격대도 나쁘지 않았다! 만약에 소규모 웨딩이었다면 나는 주저없이 운현궁을 선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엔 운현궁을 접을 수 밖에 없었던게 하객수, 피로연, 주차가 너무 불편했다.
내가 신경써야할게 150%로 늘어난 느낌???
한국의 집은 가격대가 저렴하진 않았는데.. 선배가 결혼한 장소라서 친숙했다.
가장 시스템이 잘 갖춰졌다. 한마디로 돈만 있음 제약을 받을 게 없는 곳이다.
단독홀이라서 다른 커플들과 섞일 일도 없고 두 시간을 신경안쓰고 쓸 수 있다는 장점도 좋았다(물론 2시 결혼식인 커플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다 ㅠㅠ 앞뒤 다 겹치니까).
그리고 결혼식 진행은 한국의집 직원분?이 부채에 적혀있는 한자를 읽어주신다.
한마디로 주례 스트레스에서 벗어난다. 난 이 부분이 최고인 듯.
다양한 고민들을 나열해놓고 고민을 하니, 한국의집이 가장 만족도가 높았다.
형태는 전통혼례지만 예식장같은...느낌을 지울 수 없었지만...
우리는 하객이 많아서 시스템이 잘 갖춘곳이 아무래도 편할 수 밖에 없었다.
장소가 정해졌으니 어서 예약을 해야했다!
익히 손꾸락 검색질을 해서 한국의집 예약이 빨리 차는 것을 알고 있었다.
특히 야외결혼하기 가장 좋은 봄, 가을은 치열하다. 먼저 잡는게 장땡.
우리는 작년 가을에 전화로 예약문의를 했다. 실은 전화 문의하면서 바로 계약할 생각은 없었다..
1년전이니까 여유롭지 않을까 싶었는데... 무슨 우리가 물어본 날짜는 거의 차있었다.
매우 당황 ㅋㅋㅋㅋㅋ
우리보다 더 빠른 아침새 부부들이 이렇게 많았다니;
그래서 얼떨결에 식장을 잡았다.
당연히 집안 어른들에게 혼났다 ㅠㅠㅠㅠㅠㅠㅠ
좋은 계절에 하고 싶다는 이유로 나중에 오해는 풀리셨지만 그래도 너무 우리끼리 결정해서 당황해하셨다.
전화로 예약을 하고! 몇 개월이 지나고 식장에 대한 마음이 바뀌지 않아서 4월에 우리 커플은 룰루랄라 상담을 받으러 갔다.ㅋㅋㅋ 순서가 바뀐거 같지만 킁.
직접 방문해서 세부 계약 조정하고 계약서를 손에 받아내었다!
저 누런 봉투에 담아주신다. 그리고 상담결과 홈페이지 내용과 완전 똑같았다.
한국의집은 네고따윈 없다. 무조건 정가다 ㅠㅠㅠㅠㅠㅠㅠ 좋은건지...나쁜건지...
비수기, 성수기 가격이 없기 때문에 그냥 좋은 날씨에 빨리 잡는게 상책인거 같았다.
그리고 끝일 줄 알았는데.. 이후로도 하객수때문에 한국의집과 전화 상담은 끊이지 않았다.
상담원들이 내 이름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하실거 같아서 겁난다.
*도움이 될까 싶어 적는 내용?
-신부대기실이 언덕에 있다. 언덕 위에 고즈넉하게 자리잡고 있다.
청첩장을 주면서 꼭 강조해야하는 부분이라고 들었다. 신부대기실은 멀리 있으니까 미리 일찍 와서 인사해야한다고.
왜냐면 식 시작 30분전부터 절을 배우기 때문에 이래저래 시간을 빼앗기고, 절 배우고 나면 혼례장으로 미리 이동하기 때문에
일찍 오지 않으면 신부를 못본다.
친한 친구들에게 벌써 백번은 이야기한거 같다.... 일찍와주라 친구들아 ㅠㅠ
-한국의 집은 피로연장이 흩어져있다. 애초에 한옥이라 어쩔수 없는 구조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미 선배 결혼을 통해 경험해보기도 했고, 예식 상담받을때 다 끝나고 상담원분이 직접 데리고 다니면서 피로연장 투어를 시켜주신다.
투어 돌고나서 들었던 느낌은 폐백 끝나고 피로연 인사드릴때 원성좀 듣겠다...싶었다...
식이 끝나고 사람들이 한번에 몰리면 바로 입장 안되고 좀 기다렸다가 들어가거나 다른 홀로 이동할 수 있는데, 그게 문제는 서로 가깝지가 않다는거지.. 쾌적하지 않는 느낌이 들 수 있기도 하고.
그래도 다 알고 나서도 선택한 부분이라 그냥 각오를 다지기로 했다.
피로연 인사도 우사인 볼트처럼 초스피드로 다녀겠구나! 오마이갓.
-피로연 계약 보증인원에 따라서 홀을 두개부터 시작해서 최대 4개까지 쓸수 있다.
250명 이상이면 홀 두개, 350명 이상이면 홀 3개, 450명 이상이면 홀 4개 이런식이다.
식대는 12시나 2시 결혼식을 원하는 경우, 4만원 식대를 하고 싶으면 기본 250명 인원을 보증해야하고, 이게 아님 5만원 식대부터 시작이다.
그리고 음료 가격이 별도다. 식대에 음료값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를 하게 생겼다.
-한국의집은 친절하게 홈페이지에 한식부페에 나오는 음식이 금액별로 다 나와있다.
그리고 계약할때도 금액별 음식차림표도 나눠준다. 이런 양가 어르신 보여드리기 좋다. 종이라서...
한국의집 피로연은 가짓수가 다른 결혼식장 부페에 비해 많지 않다.
상담하면서 느낀건 피로연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신거였는데.. 특히 생연어...
가짓수는 적지만 상주하는 주방장도 계시고 음식의 맛은 보장한다는 어깨 으쓱으쓱이 강하셨다.
근데 이미 먹어본 난 기억이 쿨럭;; 그때도 음식이 이게 다인가? 기억밖엔..
맛은 모르겠고 가짓수 많은거 좋아하는 친척 어르신들분들한테는 불만족스러울지도 모르겠다.
이것 또한 각오리스트.. 모두를 만족시키는 피로연은 경험해보지 못했다.
음식 맛이 어떤지 궁금하면 시식을 요청하면 된다.
결혼 한달전부터 시식이 가능하고 미리 예약은 필수며 최대 4명까지 된다.
우리집은 음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탓에 엄마가 줄기차게 시식을 요청했다.
다음달에 모시고 가는데 까다로운 엄마 입에 맞을련가 싶다. 으어어
문제는 시식을 하고 맘에 안들어 계약 취소하면 계약금 반환이 안된다는거... 계약금 전액 반환은 3개월 이전 취소만 가능하니까!
-한국의집에는 혼주분들이 옷 갈아입는 공간이 따로 없다.
아니 있긴 한데...안내받은 곳이 실내공연장이다;;;
하...여기서 어떻게 양가 어머님들이 옷을 갈아입으라는 건지 안내 받고 당황했다.
진짜 개선의 여지가 있어보이는데 글쎄.
혹시 몰라 야외웨딩촬영용으로 야외용 탈의실을 구입했는데...-_- 잘됬네, 이걸 또 쓸 수 있겠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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